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현장 리포트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르고 있는 진도군실내체육관에 가족들이 위로받을 수 있는 안식처가 마련됐다. 가족들을 위해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계종 긴급구호봉사대가 법당을 조성하고 정서적 지원에 나선 것이다.

조계종 긴급구호봉사대는 세월호 침몰 참사 엿새째인 지난 21일 오후 진도군실내체육관에 법당을 조성하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실의와 슬픔에 빠져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신행 및 상담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세월호 침몰 참사 엿새째인 지난 21일 조계종 긴급구호봉사대가 진도군실내체육관에 법당을 마련해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한편 실의와 슬픔에 빠져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상담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침몰 참사 발생 이튿날인 17일 조계종은 진도실내체육관에 봉사 부스를 설치하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물품을 지원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조계종이 신속하게 봉사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실종자 가족을 돕고자 나선 지역 스님들과 불자들의 원력에다가 총무원과 사회복지재단의 체계적인 공조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백양사, 화엄사, 송광사, 대흥사 등 전남지역 교구본사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어지면서 봉사대의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됐다. 여기에 법당이 마련됨으로써 봉사대의 지원활동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간식과 다과, 과일 등 물품 지원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상담과 정서지원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역 본ㆍ말사 스님-불자들 원력에

종단-복지재단 체계적 공조 더해져

조계종 구호봉사대 활동 한층 탄력

약 5평 규모로 조성된 법당은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위한 소원지와 연등, 괘불로 장엄됐으며, 실종자 가족을 위한 상담 공간도 별도로 마련했다. 봉사대 부스 한 편에 임시로 마련된 법당이지만 슬픔과 실의에 빠진 가족들을 위한 안식처로서 손색이 없다. 법당이 조성되자 자원봉사자들과 취재진이 법당을 찾아 불교계의 지원활동에 관심을 나타냈다.

실종자 가족들도 법당을 찾아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스님들과 차담을 나누며 마음의 안정을 얻기도 하고, 홀로 부처님 전에 합장으로 예를 올리며 지친 마음을 다스리기도 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가족들의 무사귀환을 바라기도 했다.

더 늦기 전에 돌아와…

소원지도 적고 예불

가족들 안식처 역할

‘엄마딸 ○○야 사랑한다. 많이 보구싶구나’, ‘할머니 살아 계실거라고 믿고 기다릴게요. 꼭 돌아오세요’, ‘사랑한다. 내 아들. 더 늦기 전에 돌아와주렴’ 등 아들과 딸, 가족들이 무사하게 돌아오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작성한 소원지를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자원봉사자들도 봉사대 부스를 찾아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소원지를 적었다.

이날 저녁 예불을 시작으로 봉사대는 앞으로 매일 오전10시와 오후7시30분 예불을 봉행하고 실종자 가족들이 마음 편히 법당을 찾을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봉사대는 법당 조성을 마무리하고 저녁예불을 봉행하는 등 본격적인 법당 운영을 시작했다. 예불이 봉행되는 동안 봉사대는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실종자들이 무사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한마음으로 발원했다.

실종자 무사귀환 기원등을 다는 스님.

진도 향적사 주지 법일스님은 “실종자 가족들이 부처님의 품 안에서 쉴 수 있도록 법당을 조성하게 됐다”며 “앞으로 이곳에서 실종자 가족들의 정신적 치유와 상담을 펼치며 가족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도불교사암연합회장 진현스님도 “사암연합회 스님들이 마음을 모아주고 대흥사를 비롯해 전남지역 교구본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줘 어려움 없이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특히 사암연합회와 조계종 총무원, 사회복지재단 등이 함께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봉사대가 원활하게 지원활동을 전개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서울 길상사와 맑고향기롭게는 지난 20일 애타게 무사생환을 기다리고 있는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기 위해 보온성 바람막이 잠바 300여 벌과 캔커피 2000여 개 등 1000여 만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 진도 향적사 주지 법일스님

“실종자,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마땅히 불교계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지역 스님들과 불자들이 합심해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한 실종자들이 무사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조계종 긴급구호봉사대와 함께 진도군실내체육관에서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활동에 나서고 있는 진도 향적사 주지 법일스님<사진>은 봉사대의 활동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처음 사고 발생 소식을 접하고 부스를 설치했을 때만해도 우리가 할 일이 많을 줄 알았는데, 실제로 한계가 많았다”는 법일스님은 “사회복지재단, 지역 스님들과 방향을 모색하다 실종자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도록 체육관에 부스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스를 중심으로 긴급구호봉사대는 다과와 과일, 라면, 음료 등 물품을 지원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1일부터는 법당도 마련해 불자 가족들을 위한 신행과 상담도 실시하고 있다.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이유로 법일스님은 불교계에서 보내주고 있는 많은 관심과 지원을 꼽았다. “종정 스님께서도 직접 부스에 다녀가시고 백양사 방장 지선스님을 비롯해 각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도 많은 지원을 해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법일스님은 “불자 가족들의 요청으로 그들이 부처님 품 안에서 쉴 수 있도록 작지만 법당을 조성하게 됐다”며 “이곳에 계시는 동안 가족들이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얻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 밝혔다.


■ 해남군장애인종합복지관장 지웅스님

“마무리될 때까지 힘 보태야죠”

“지역에서 발생한 재난 사고에 대해 조계종 사회복지재단과 산하 시설, 지역 교구본사, 사암연합회 스님들과 봉사단체 들이 합심해서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역 불교계가 함께 힘을 모아 자비행을 실천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조계종 긴급구호봉사대 도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해남군장애인종합복지관장 지웅스님<사진>은 봉사대의 지원활동이 갖는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지웅스님과 해남군장애인복지관은 지역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참사 지원을 위해 봉사대와 함께 결합해 활동하고 있다. 재단 산하시설로서 마땅히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지원하는 봉사대의 활동에 동참해야 한다는 스님의 생각에서다. 지웅스님과 함께 복지관 직원들 역시 교대로 봉사대 부스를 찾아 봉사를 펼치고 있다.

지웅스님은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다과와 차, 과일 등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 일뿐만 아니라 법당을 조성해 정서적 지원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며 “많은 국민들의 염원대로 실종자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진도 여객선 참사 사고가 마무리될 때까지 해남군장애인복지관에서도 지속적으로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불교신문3005호/2014년4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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