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법 전합시다”…대학생 포교로 불교중흥 밝히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한국불교에 무엇을 남겼을까. 불과 1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굵고 뚜렷한 선을 그으며 한국불교의 미래를 희망으로 밝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도순례 후 상월결사의 행적을 중심으로 한국불교의 변화양상을 따라가 본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한국불교의 지형을 대학생 전법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2023년 7월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 출범식에서 전법 의지를 표현하는 사부대중.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한국불교의 지형을 대학생 전법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2023년 7월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 출범식에서 전법 의지를 표현하는 사부대중.

순례 후 대학생 전법 ‘방점’
7월 전법위 출범, 9월 워크숍
11월 기금 마련 전법대회…
600여명 동참, 151억원 모연
불교동아리 창립 빠른 성과

자승스님 원적에 ‘숨고르기’
“유훈 실천에 최선 다하겠다”

2023년 2월9일 조계사를 출발해, 부처님의 길을 좇은 108명 순례단은 43일 동안 1167km를 걸었다. 3월23일 다시 서울 조계사에 모인 순례단은 순례를 마쳤다는 안도감을 표현하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부처님 법 전합시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대종사의 선언으로 한국불교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참회가 아닌 원력으로, 성불 중심이 아닌 전법 중심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부처님 법 전합시다’는 한국불교의 희망을 상징하는 슬로건이 됐다.

특히 상월결사는 전법의 최우선 대상으로 ‘대학생’을 꼽았다. 상월결사는 이미 대학생 전법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2022년 12월 사단법인 상월결사 창립총회에서 이사장 자승스님은 “사단법인 상월결사는 현재 전무하다시피한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포교에 역할을 할 것이며, 특히 대학생 포교 활성화를 최우선 사업으로 삼고 대학마다 불자 모임을 만들고 학생을 지원해 대불련을 활성화를 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인도순례는 이같은 원력을 재차 확인하고 사부대중 모두의 숙원이자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인도순례 후 전법, 특히 대학생 전법은 한국불교 전체의 원력으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 5월 열린 인도순례 해단식은 대학생 전법의 원력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이날 사부대중은 “인도순례에서 쌓은 신심과 원력은 전법포교의 길에서 큰 동력이 되어줄 것이며 불교중흥으로 가는 중요한 발판이 되어줄 것”이라며 “이러한 성취를 바탕으로 청년불자로 대표되는 대학생 불자들에게 활력과 용기를 전해주는 일에 매진하고자 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 이유는 “대학생 불자는 우리 사회의 당장의 미래이자 어린이 청소년을 이끌어갈 미래의 길잡이로서 부처님 법을 전해 받는 대상이 아니라 앞으로 부처님의 법을 전할 훌륭한 전법 행자”이기 때문이다.

인도순례 후 한국불교의 지형은 ‘대학생 전법’으로 옮겨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도순례가 부처님의 길을 좇았다면, 인도순례 후 한국불교는 대학생 전법의 길을 걷게 됐다. 차분하지만 바쁜 행보가 펼쳐졌다. 해단식 2개월 후인 7월에 상월결사는 ‘대학생전법위원회’를 세웠다. 사단법인 상월결사 창립총회 후 6개월 만이자 인도순례 후 4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전국 400여 대학에 불교동아리를 설립하고, 기존 동아리는 활성화시켜 대학생 전법의 토대를 이루기 위한 실천기구가 출범한 것이다. 대학생 전법 성공을 위한 물적 토대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자고 하는 의지가 담겼다. 대학생전법위는 전국 조직으로 위상을 높였다. 600여명의 사부대중이 전법위원을 맡아 어디서든 대학생 전법을 가능하게 했다. 

대학생 전법 원력은 철저한 계획아래 추진됐다. 전법위 출범으로 사람 수는 채웠지만 자질이나 능력이 없다면 오래가지 못할 터. 이를 함양하기 위해 9월 대대적인 워크숍을 열었다. 400여 명의 전법위원이 한자리에 모여 대학생 전법의 의지를 북돋고 전문가의 강의와 토론을 통해 자질과 능력을 배우고 익히는 자리가 됐다. 

대학생 전법위원의 자질과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2023년 9월 대학생전법위 워크숍의 한 장면.
대학생 전법위원의 자질과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2023년 9월 대학생전법위 워크숍의 한 장면.
2023년 11월 전법기금 마련을 위한 사부대중 전법대회 모습.
2023년 11월 전법기금 마련을 위한 사부대중 전법대회 모습.

사람이 채워졌으니 재원이 뒷받침돼야 했다. 11월 ‘대학생 전법기금 마련을 위한 사부대중 전법대회’가 그 갈증을 해소했다. 한국불교 미래의 희망이자 불교중흥을 이끌 대학생 전법 성공을 위한 퍼즐이 드디어 완성됐다. 이날 모연한 전법기금은 무려 151억원에 달했다.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대종사와 총무원장 진우스님도 금일봉을 전달하면서 대학생 전법이 종단의 숙원이자 대작불사임을 증명했다. 

이처럼 빠르고 차분하며 계획을 갖춘 대학생 전법 불사는 위원회 출범 3개월 만에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영축총림 통도사가 10월에 영산대학교 불교동아리 창립법회를 열면서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우후죽순처럼 전국 각지에서 불교동아리의 창립 혹은 재창립 소식이 들려왔다. 기존 동아리에는 교구 및 사찰 차원의 지원이 투여돼 활성화의 기틀이 마련됐다. 

상월결사는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었고, 더욱 고삐를 바짝 조였다. 대학생전법위 출범 첫해부터 이른바 ‘대박’을 터뜨린 대학생 전법 불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23년 연말부터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가게 됐다. 대학생 전법 불사의 중심이었던 해봉당 자승대종사가 11월29일 안성 칠장사에서 원적에 들었기 때문이다. 자승대종사는 이틀 전인 11월27일 불교계 언론사와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10년간은 대학생 전법에 모든 열정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스님의 원적은 커다란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종단과 상월결사는 대종사의 원적에 따른 충격을 극복하고 유훈을 받들기 위한 노력을 경주했다. 사단법인 상월결사는 대종사 2재를 맞은 12월12일 정기이사회 겸 임시총회를 열었다. 이날 이사회는 자승대종사의 원적으로 인한 부재를 수습하고 회주 스님의 유훈을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데 방점이 찍혔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대종사 5재에 봉은사를 방문해 조문하고 “앞으로 우리는 대종사께서 불교중흥의 장으로 마련해주신 ‘부처님 법 전합시다’에 전 종도가 일심동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길만이 종단 안정의 기반 위에서 한국불교가 다시 한번 되살아나고 또 대종사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임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승대종사 49재 직후, 상월결사는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새 이사장에 돈관스님을 선출하는 등 대종사 유훈을 한시라도 빨리 추진하겠다는 뜻을 표현했다. 아직도 자승대종사 원적에 따른 후유증이 적지 않지만 기왕에 불붙은 대학생 전법 불사를 계속 전개해 한국불교 중흥을 이뤄내야 한다는 사부대중의 기대가 여전히 높아 전망은 어둡지 않다. 

사단법인 상월결사 이사장 돈관스님은 “자승대종사 원적 후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대학생 전법 불사는 새 학기의 시작인 3월을 기점으로 재정비해 본격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돈관스님은 “자승대종사의 유훈을 받들어 오직 전법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남쪽 끝 제주까지 지역마다 대학교 불교동아리를 반드시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불교신문 3811호/2024년3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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