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군법당에 새로운
군 장병들이 찾아오고
군종병도 지원하고 있다

게다가 전국 대학교에
새로운 법회가 열리는
소식이 꾸준히 들려온다

지용스님 / 논설위원ㆍ육군본부 군종실
지용스님 / 논설위원ㆍ육군본부 군종실

겨울의 끝자락에 군종병 선발 면접이 있었다. 육군 군종병을 선발하는 자리이니 불교는 물론 개신교와 천주교 지원자도 함께 모였다. 청년들의 종교에 대한 관심이 줄어 걱정스런 마음을 달래줄 만큼 이번엔 꽤 많은 인원이었다. 늘 미달이었던 불교군종병 지원자도 이번엔 꽤 많았다. 몇 년 전부터 군종교구에서 발로 뛰고 고생한 결과이다. 병무청에서 입대 시에 선발하는 불교 군종병은 각 부대 딱 한 명뿐이다. 그러니 그 부대의 청년불자를 대표하는 자리라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 병사를 여러 지원자 중에서 가려 뽑고 잘 키울 수 있다는 데에 가슴이 뛰지 않을 법사는 없다. 올해는 부처님오신날 즈음에 큰 규모로 군종병 행사도 계획 중이다. 코로나로 끊어졌던 행사가 종단의 후원까지 받고 되살아났다. 동국대학교부터 연등축제까지 다양하게 채워진 계획들을 보니 준비하는 법사님들의 고민과 열정이 느껴지고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그 모두가 감사한 일이다.

군장병들과 대학생 불자들이 함께 연결되는 포교시스템도 구상 중이다. 아마도 올해 군불교 사업 중에는 가장 방대하고 의미있는 기획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요즘 한창 활력을 되찾아가는 각 대학교 법회들의 기운을 군법당 친구들이 받을 수 있고, 반대로 군법회의 에너지를 대학생과 청년들에게로 이어지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군대에 간 불자 청년과 학교에 남아있던 불자 청년이 함께 어우러져 법회나 수련회를 하는 모습을 많이 상상했었는데, 그리 멀리 있는 일은 아닌 듯하다. 그런 꿈들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 또한 감사한 일 중 하나이다.

우리 포교현장이 어려운 시절은 벌써 오래되었다. 거기에 출산율의 저하, 출가인의 감소, 그리고 펜데믹 시절까지 겹치며 ‘설상가상’이란 말이 피부로 와 닿는 시절을 꾸역꾸역 살아가는 중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희망이 있고 그것들을 쉽게 흘려보내면 안된다고 믿는다. 통계를 내본 것은 아니지만 대학생 친구들이 불교동아리에 가입하며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바로 템플스테이에 가보는 것이란 말을 들었다. 실제로 템플스테이 현장의 소식을 들어보아도 청년이나 유소년들이 상당히 많이 찾아오고 있다. 그것은 현장에서 이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꾸려가는 분들의 땀과 정성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지 단순히 전통사찰이 크고 웅장해서 찾아온 것은 아닐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다른 수많은 사찰 혹은 법회가 심각하게 노령화되고 축소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사찰의 문턱을 낮추고 더욱 친절하게 눈높이를 맞추려 노력하며 열린 마음으로 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온 그 모든 노력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그 참가자들의 감동과 여운이 실제 신행생활로 길게 이어지지 못하는 아쉬움은 아직 숙제로 남아있지만 말이다.

요즈음의 포교현장이 마치 한 겨울처럼 엄혹하고 매섭다고 느끼시는가. 솔직히 필자는 그렇다고 느낀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들 사이로 언제나 희망은 있다고도 믿는다. 올해도 군법당에 새로운 군 장병들이 찾아오고, 군종병도 지원하고 있다. 게다가 전국 대학교에 새로운 법회가 열리는 소식이 꾸준히 들려온다. 모두 그 동안 땀 흘려 고생한 결과들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이것은 포교의 시작에 불과하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하다는 한 마을이 튼튼해지는 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본다. 이 한 마을에는 스님들 뿐 아니라 사부대중 모두가 필요하다. 긴 겨울 끝에 맺힌 꽃망울들이 울창한 숲이 되는 장면을 또 한번 꿈꾸어 본다.

[불교신문 3813호/ 2024년 3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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