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된 것 부수고 번뇌 제거한 깨달음

승가는 법의 수레 
구르게 하는 바퀴

삽화=손정은 작가
삽화=손정은 작가

# 아라한과를 증득하기 위한 파악

왕이 물었다. “존자 나가세나여! 수행자는 ‘활’의 성질에서 한 가지를 배워야 한다고 했는데 그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 존자가 답했다. “대왕이시여! 잘 만들어져 훌륭하게 균형이 잡힌 활은 끝에서 끝까지 균등하고 완만하게 굽어져 있습니다. 어느 한 군데도 어긋나거나 딱딱한 부분은 있지 않습니다. 수행자는 장로이거나 갓 들어온 수행자, 중년, 같은 연배인 수행자들에 대해서 서로 잘 따르고 화합해야 하며, 어리석게 완고하거나 불손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이 활의 성질에서 배워야 할 한 가지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존자시여!”.

<디가 니까야> 제2권 ‘대반열반경’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 2년여의 마지막 유훈을 담고 있다. 당시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마가다국의 아잣따삿뚜 왕은 왓지국을 공격하려 하고 있었다. 아잣따삿뚜 왕이 부처님께 대신을 보내어 이를 알리자, 세존께서는 아난에게 묻는다. 1) 왓지들이 정기적으로 자주 모이는지, 2) 화합하여 모이고, 화합하여 해산하고 화합하여 업무를 보는지, 3) 공인하지 않은 것은 인정하지 않고, 공인한 것은 깨뜨리지 않으며 법을 준수하는지, 4) 연장자들을 존경, 존중하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는지, 5) 남의 아내와 딸들을 강제로 끌고 와 함께 살지는 않는지, 6) 탑묘를 존경, 존중하고 예배하는지, 7) 아라한들을 법답게 살피고 감싸고 보호하며 편안하게 살도록 하는지,,, . 아난이 왓지에서는 이 일곱 가지가 잘 지켜진다 말씀 올리자, 세존께서는 이 일곱 가지를 준수하는 한 왓지는 번영할 것이고 쇠퇴란 있을 수 없다고 말씀하신다. 이렇게 ‘나라가 쇠퇴하지 않는 법’을 설하신 세존께서는 라자가하에 머물고 있는 모든 비구들을 모이게 하시고 설하신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에게 ‘일곱 가지 퇴보하지 않는 법’들을 설하리라. 듣고 마음에 잘 새겨라. 1)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정기적으로 모이고 자주 모이는 한, 비구들은 퇴보하는 일은 없고 오직 향상이 기대된다. 2) … 화합하여 모이고, 화합하여 해산하고 화합하여 승가의 업무를 보는 한 … 3) … 공인하지 않은 것은 인정하지 않고, 공인한 것은 깨뜨리지 않으며, 공인되어 온 학습계목들을 준수하는 한 … 4) … 승가의 아버지요, 승가의 지도자인 구참(舊參)이요, 출가한 지 오래된 장로 비구들을 존경, 존중하고 그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고 여기는 한 … 5) … 다시 태어남을 가져오는 갈애가 생겼더라도 그것의 지배를 받지 않는 한 … 6) … 숲 속의 거처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 … 7) … 개인적으로 각각 마음챙김을 확립해서 아직 오지 않은 좋은 동료 수행자들은 오게 하고, 이미 온 좋은 동료 수행자들을 편안하게 머물도록 하는 한, 비구들은 퇴보하는 일은 없고 오직 향상이 기대된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일곱 가지 퇴보하지 않는 법’들이 비구들에게 정착이 되고, 준수된다면, 비구들은 향상할 것이고 퇴보란 기대할 수 없다.”

승가(僧伽)는 법(法)이란 수레를 지탱하고 구르게 하는 바퀴(輪)다. 서로가 다 뛰어나고, 다 필요하다는 마음으로 화합하여 삿된 것을 부수고 번뇌를 제거하며 깨달음으로 가는 바퀴다.

혜인스님 조계종 교육아사리

[불교신문 3813호/2024년3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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